2011년 2월 28일 월요일

초딩들도 비웃는 영화 - 아이 엠 넘버 포 (I Am Number Four, 2011)

아이 엠 넘버 포 (I Am Number Four, 2011)


제목이 자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는데, 과장이나 허구가 아니라 실제 상황이었다.
난 그저 영화 예고편이 멋져부렀던지라 이 영화를 보려고 했던 건데, 입장해서 보니 떠들썩한
초딩들의 소음... 그제서야 확인해 보니 이 영화가 12세 관람가였다.
 그리하여 초딩들과 보는데... 처음에는 무지 시끄럽던 초딩들이 하나둘 조용해져 갔다.
영화에 심하게 몰입해서가 아니라 영화에 심하게 집중을 못 해서 지겨워했기 때문이다.
 압권은 결국 위급한 상황에서도 갈피 못 잡고 삽질 하는 주인공에게 던진 어떤 초딩의 이 한마디였다.
"에휴, 지금 그럴 때가 아냐!"
 이 한마디만큼 이 영화를 확실하고도 효과적으로도 정리한 말은 없을 것 같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예고편은 꽤 잘만들었다. 넘버 포라는 이름의 의미나 그 처지의 긴박함을 잘 보여 주었고,
적당한 특수효과들은 아주 스타일리쉬하게 보였으니까.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처음에 얘기한 초딩의 한마디 그대로였다. 그럴 때가 아닌데 참 별 삽질만 하는 캐릭터들... -.-;;;


 이 영화의 각본을 누가 썼을까?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시놉시스를 찾아 보니 영화와 대강 줄거리만 같을 뿐,
같은 사건이 벌어지면서도 그 내용은 완전히 달라 보였다.
 영화는 한마디로 총체적인 찌질함과 무뇌의 파이날 퓨전이다.
 도대체 말이 되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인물이 (거의) 없다.


 주인공? 어떤 외계인들에게 멸망당한 외계인의 생존자다. 지구에 9명이 있는데,
1번부터 3번까지 차례로 살해 당하고 다음은 자기 차례다. 그런데 하는 짓은?
 FuXXing Teenager!!!...라는 말로는 도저히 모자랄 정도로 찌질거린다. 맨날 도망다녀야 하는 처지라면
그 분노 때문에라도 뭔가 해볼텐데 이 녀석은 도망 다니면서 여자만 밝힌다.
 넘버 원에서 쓰리까지 죽을 때마다 그 고통의 낙인이 자기 몸에 새겨지고 다음이 자기라는데도,
주인공은 그에 대한 분노나 공포가 전혀 없다. 자기를 노리는 녀석들이 누구인지
그 녀석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자기가 가진 능력을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발휘할 것인지
이런 당연한 반응은 전혀 없이 그냥 여자만 밝힌다.
 자기 능력에 눈을 뜨는 것도 미친 X라고밖에는 안 보인다. 겨우 그만한 능력 생겼다고 희희덕거릴 때가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알고 있을 당사자가, 그 능력들을 어떻게 더 발전시켜서 자기를 노리는 원수들을
때려 잡을지 연구해야 할 당사자가... 그런 거 전혀 없이 그냥 여자 꼬시는데 이용한다.

 주인공이 이 모양 이 꼴이니 이야기가 재미있을 리가 없다.
 하다 못해 사채 쓰고 도망 다녀도 이렇게 여유만만하게 살진 않을 것 같은데,
동족이 벌써 몇명이나 살해당하는 경험을 했음에도 마치 슬래시 영화에서 내가 살인자이기 때문에
난 겁이 없지...라는 식으로 도망자의 공포나 어려움은 없이 그냥 수컷짓만 하고 있으니,
도대체 주인공의 처지에 전혀 몰입을 할 수가 없다.


 영화에서 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끼기는커녕, 짜증만 나는 상황에서 그 영화가 재미있을 리가 없다!
 초딩들에게조차 지금 그럴 때가 아닌데...라는 말을 들을 삽질만 계속 하는 주인공,
그것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주인공 하나만 그러고 있으면 그래도 다른 캐릭터들이 균형을 맞추면 희망이 보일텐데...
이 영화는 다른 캐릭터들이 주인공과 머저리 경쟁이라고 벌이는 듯 하다.


 주인공과 같은 별의 외계인으로 주인공의 수호자라는데... 종족의 최후의 희망을
이런 무능한 머저리에게 맡기는걸 보니 주인공 별이 멸망하는 게 당연하다 싶은 생각까지 든다.


 자기 별의 최후의 생존자로서 자기 별의 최후의 희망을 맡았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자기 별에 대한 지식과 유산을 최대한 전수해야 하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고 상식이다.
지구별에서도 종족끼리 혹은 나라끼리 싸움이 벌어지면 서로 상대 종족의 말과 문화를 말살하고
혈통을 끊기게 하는데 주력하고, 반대로 또 어떻게든 자기 종족의 말과 문화를 지키고
자신들의 혈통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한다.
 그런데, 그게 부족 단위도 아니고 별 단위인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들을 죽이려고 노리는 적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다가 오고 있는 상황인데도,
그 위험을 벗어나기 위한 훈련이나 방법에 대해선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수호자가 아니라, 그냥 지구에 와서 인터넷에 빠진 은둔형 외톨이랄까?

 주인공을 훈련시키고 그 능력을 발현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 줘도 모자랄 판에,
그냥 방임하고 자기는 인터넷만 하고 논다. 보고 있는 내가 다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다.


 진정한 문제는, 이 영화의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이 모양이라는 점이다. -.-;;;


 
우연히 만난 주인공의 친구 역시 그 계열이다.
외계인에 대한 자기 친아빠 실종의 트라우마가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꼭 이렇게 왕따 시켜 달라고 떼 쓰는 듯한 병신 짓거리만 골라 해야 하는지?
 사고 패턴도 그렇고 주인공을 협박하는 것도 그렇고 암튼 주인공과 같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빨리 죽여서 치워버렸으면 싶은 캐릭터다.


 주인공, 주인공의 수호자, 주인공의 친구...
 벌써 이 정도 분량의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짜증만 일으키니, 이 영화를 보는 게 얼마나 고역일지
상상이 되겠는가.




히어로 영화 역대 최악의 히로인에서 Top의 자리를 다투는 인물이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수퍼맨 리턴즈의 로이스 레인이다(크리스토퍼 리브의 로이스 레인이 아니라,
몇년전 개봉했던 리턴즈의 로이스 레인!).
 그런데, 그 로이스 레인보다 더 짜증나는 히로인이 이 영화에 있었다.

 부창부수, 근묵자흑, 끼리끼리 논다 등등... 그 주인공에 그 히로인이라는 말이 딱이다.
 이렇게 매력 없고 짜증 나는 히로인도 오랜만인 듯 싶다.


 미모도 내 취향이 아니고...
(그러고 보니 이 양화 감독이 디스터비아 감독이란다.
감독의 여자 배우 취향은 (나쁘다는 게 아니라!) 독특한 것 같다)


 
  주인공들이 그렇게 바보들에 멍청이들에 삽질만 하고 있으니 영화는 금방 악의 승리로 끝나겠지?
 천만의 말씀! 이 영화의 악당들은 그 주인공들과 맞먹을 만큼 멍청하다!


 오프닝의 넘버 쓰리 살해 장면이 무슨 조작이나 소발에 쥐잡기인가 싶을 만큼,
이 영화의 악당들인 나쁜 외계인들은 멍청하고 매력도 없다. 이 멍청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깔끔하게
넘버쓰리를 죽였는지라는 의문이 당연히 들 정도...


 주인공 편에도 매력은커녕 짜증 나는 인물만 한가득이고,
 악당 편에도 매력은커녕 멍청하고 추한 인물만 한가득이고...
 그러니 도대체 어떻게 영화를 보라는 거야? -.-;;;


 
이 영화의 유일 아니, 유이한 희망이 있으니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주인공 외계인들의 특수 능력,
레거시라는 것이다.


 원작 소설에서는 정확하게 설명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영화에선 이 능력에 대해 정확한 설명이 안 나온다.
당연하다. 레거시를 사용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고만 나오지 그후 그 능력을 수련하는 장면도 없고
설명하지도 않으니까.
 하지만 설명이 없는 점이 오히려 장점이다. 레거시의 다양한 효과를 그때 그때 신선하게 볼 수 있기에
후반의 액션씬들이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그냥 막 지루하다가 후반만 좀 볼만했다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실제로 그렇다.
전반에서 중반, 후반 시작할 때까지는 찌질한 주인공에 무능한 캐릭터들이
초딩한테 지금 그럴 때가 아녀...라는 소릴 들을 짓만 계속 벌이고 있으니 뭔 재미가 있겠는가.
그렇다고 영화를 끌어나가는데 필요한 설명이나 떡밥을 까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렇게 지루하고 짜증만 나다가 후반에 갑자기 좀 닥치고 액션이 나오니 이 얼마나 좋지 아니한가.
 더위에 짜증날 때 두꺼운 옷을 입었다가 벗으면 실제로 시원하게 온도가 내려간 것도 아닌데도
청량감으로 인한 시원함이 장난이 아니다. 이 영화의 후반부도 그렇다. 후반부 자체가 끝내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전까지 너무 짜증만 나기 때문에 후반의 닥치고 액션이 굉장한 청량감으로 다가 온다.




이 영화의 유이한 희망 그 두번째! 그것이 바로 넘버 식스의 존재!!!
예고편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이 넘버 식스가 주인공을 감싸며 불길을 막는 장면인데,
영화 본편에서 그 이상의 장면까지 보여준다.
 그렇게 불길을 막으면서 S라인을 Full로 강조하는 포즈를 취하는데... 영화 최고의 명장면이다.
 스틸컷을 찾아 보려 했는데 그 컷은 없다. 그 장면 때문에라도(그리고 넘버 식스 때문에라도)
나중에 블루레이로 살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넘버 식스 역의 배우는 마법사의 제자에서 주인공의 짝사랑인 살짝 노안인 미녀 역을 맡았던 
테레사 팔머로, 이 영화의 유일한 의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멋지게 나온다.

 찌질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유일한 정상인(?)으로 나오는데,
넘버 식스만의 레거시(넘버마다 레거시가 다르다고 한다)가 제법폼 나는데다가,
찌질하고 병X같은 주인공과 달리, 적을 해치우기 위한 준비를 열심히 했는지 멋진 액션으로
활약해 준다. 쿨한 포스 또한 짱!


 만약에 넘버 식스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그냥 시간낭비 영화로 끝났을 것이지만,
넘버 식스 덕분에 이 영화는 새로운 생명력은 물론,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도 심어줄 수 있었다.








 암튼 결론은 초딩들도 비웃는 영화라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난 내 소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마이클 베이가 골 빈 블럭버스터를 만든다는 혹평을 받기도 하는데,
이 영화는 골 빈 SF액션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정말 암 생각없는 캐릭터들의 진상짓을 보고 있으면 진정 돈 아까운 생각뿐이다.
 그 짜증을 가라 앉혀 주는 게 후반부 액션과 넘버 식스의 존재뿐!


 그래서 종합적으로 보면 바닥은 면했다고 하겠다.
 원래라면 뒤도 안 돌아볼 영화라고 하겠지만, 후반부 액션과 넘버 식스의 존재로 인해
영화 자체가 그나마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 왔고, 이것은 이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의 싹도
조금이나마 틔워 주었기 때문이다.
 넘버 식스가 계속 나온다면 난 이 영화의 다음 시리즈도 기다릴 용의가 있다. ^^;;;
























*** 잡설 ***
-외계인에 빌붙는 쓰레기들의 모습에서 매국노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 영화에서 이 지구적 규모의 매국노들은 그 죄값을 받지만,
이 한국에선 수많은 매국노들이 떵떵거리며 살고 있으니 참 개판이 영화보다 못한 막장의 현실이다.

-주인공의 이름인 존 스미스에 대해선 영화에서 캐릭터들의 입을 빌려 설명을 하지만,
넘버 식스의 이름에 대해선 설명이 없어서 그냥 넘어갈 수 있는데, 사실 (이 영화에서 거의 없는)
매우 웃기는 장면이다. 존 도우라는 남자 이름이 있는데 한국말로 하면 아무개씨 정도?
이 이름의 여성형 이름이 제인 도우인 것이다. 주인공의 개나 소나 이름의 조합인 존 스미스와
잘 어울리는 이름... ^^;;;
























[ 아이 엠 넘버 포 (I Am Number Four, 2011) ]
<영화>
장점 - 후반부 액션씬과 이 영화의 진정한 존재 의의인 넘버 식스!
단점 - 초딩들에게 비웃음을 사는 영화를 후반부까지 어떻게 견디느냐...

2011년 2월 25일 금요일

미스테리가 아니라 멜로 드라마 - 가면 (Rainbow Eyes, 2007)

가면 (Rainbow Eyes, 2007)

 가끔 보면 영화가 내세우는 혹은 겉으로 보이는 장르가 아니라,
그와는 다른 장르로서 영화를 볼때 영화의 진정한 매력이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 가면도 그런 경우인 것 같다.


 포스터 등에서 풍기는 분위기나 알려진 대로의 미스테리나 스릴러로서보다는,
한편의 (슬픈) 멜로 드라마로 보았을 때 진정한 매력이 보인다고나 할까.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초반에는 좀 실망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실소가 나올 정도로
미스테리 스릴러로서 미달이었지만, 그후 이 드라마가 멜로 드라마로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정말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다.
 물론, 그 몰입에는 이수경의 기여도가 크긴 했지만...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등장 인물들의 구도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만,
텍스트는 빵점이 아니라 마이너스였던 포스터라고 하겠다.


 인물들의 표정이나 배치는 정말 좋다. 하지만 텍스트는 진짜 깬다.
 이 영화는 스릴러로서 매력이 떨어지는데다가, 놈의 얼굴이 하나인지 둘인지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말이다.




사실 초반에 이 영화를 꺼버릴 생각도 들었던 게 사실이다.
미스테리? 스릴러? 그렇게 보면 영화를 발로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허술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나중에 가서 보면 그 허술함 가운데는 나중으로 연결되는 요소들도 있는 건 사실이지만,
어쨌거나 너무 허술했다.




하지만 점차 미스테리 스릴러라는 굴레를 벗어나서 보게 되며 달라진다.
초반에는 허술함도 특별한 카메라로 찍었다고 자랑하는 이미지 과잉의 장면들도
인물들의 이상한 성격들도 다 이상했지만 조금만 지나면 그것들이 다 영화를 구성하는
조각조각들로 날아와 합체하기 시작한다.

 주인공 조강윤 형사...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은 애인을 옆에 두고도 이상하게 불안해 하고,
타인의 사랑의 방법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그런 것들이 다 이유가 있었다.
 문제는 역시, 그것들이 필요한 것이었음을 알게 될때까지 영화를 끄지 않느냐일지도... ^^;;;




  조경윤 형사의 동료이자 조형사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 박은주 형사.
 조형사의 애인이 차수진이라는 것을 놓고 생각해 본다면,
여성임에도 그 여성성을 주변에, 특히 가장 인정 받고 싶은 대상인 조형사에게 완전히
무시당한 채 남성 취급을 받는다는 점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어른들이 아무렇지 않게 던진 행동들이 어린이들에게 얼마나 큰 트라우마로 남는지를
보여주는 주인공... 조울증에 빠진 인물로 나오는데, 이런 짓을 저지른 사람이라면
일반인의 죄책감만 가지고 있어도 당연할 것 같다. 자살시도라도 당연할듯...
사실상 이 비극을 초래한 인물일지도?




이 영화가 흥행하지 못한 데는 미스테리 스릴러로서 완성도 특히나 떨어지는 초반이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아직은 쉽게 받아 들일 수 없는 동성애를 중심 소재로 사용한
것도 있지 않을까 싶다.
 같은 동성애라도 미소년 미청년들의 그럴듯 말듯한 표현이라면 이미 지상파TV에서도 가능한 상황이지만,
이런 식으로 직접적인 문제로 다루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극중에서 동성애 혐오자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김형사인데, 사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동성애에 대한 사회 인식은 아직 이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김형사의 동성애 혐오 장면들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엄연히 현실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동성애를 놓고 그려지는 극단적인 모습들은 당장은 좀 불편하고
심지어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그것이 다 멜로를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점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상당히 뜬금없는 인물이 된 정미숙...
 심지어 설명이 상당히 생략되어 엔딩마저 붕 떠버리고 말았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어리둥절한 분들은 DVD의 코멘터리를 들어보시길)
 
 사실 뭐 어차피 큰 상관은 없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주인공들의 멜로이기 때문에,
다른 인물들은 그 진행에 도움만 주면 된다? ^^;;;




조경윤 형사의 애인으로 나오는 차수진...
이쁘다. 청순가련하다. 매력있다. 암튼 좋은 수식어는 다 붙이고 싶은 매력적인 여성이다.


 주로 캔디형 혹은 Over하는 여성을 주로 맡아 왔던 이수경으로선 매우 의외의 인물을 연기했는데,
그야말로 환상적인 캐스팅이었다. 영화에서 정말 선녀가 따로 없다. T T




하지만 애인인 조형사는 꿈에서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있고,
자기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지 중요한 순간마다 바람 맞히고...
그래서 조형사에 대한 사랑이 흔들리는데...




정말 명장면에 명연기였다.
그 캔디형 캐릭터들의 이수경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저 표정...
암튼 흥행만 잘 되었다면 이수경에게 있어서 연기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작품이었을텐데,
흥행이 잘 안 되어서 안타깝다.


 내가 생각할 때 이 영화가 흥행 못 한 이유는...
-동성애란 소재를 미화가 아닌 직설로 다루었기 때문
동성애가 등장한 드라마를 놓고 자기 자식이 그거 보고 AIDS 걸려서 죽으면 책임지라는 미친 소리를
신문에 당당히 광고로 내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이수경의 베드씬!!!
 내가 보기에 분명히 대역이다. 베드씬을 놓고 분위기를 띄웠으면 그만큼 노력을 했어야지! ^^;;;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간단히만 말하자면 일반 영화의 스턴트 더블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배우가 직접 스턴트를 하는 경우 그 배우임을 알리기 위해 얼굴을 충분히 여유롭게 찍는다.
하지만, 대역이 스턴트를 하는 경우 배우가 아닌 것을 숨기기 위해 얼굴 노출을 최대한 피하고
그 때문에 얼굴이 나오지 않아도 되는 화면 구도를 만들고 그래서 어색한 장면들이 나오게 된다)




여태까지도 없었고,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이만큼 응원하고 싶은 커플은 없을 것 같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되어 뒤에서 이들을 쫓는 경찰들을 다 날려 버리고
이 하늘 아래 이 커플이 쉴 곳을 만들어 인도해 주고 싶었다.


 초반에 심하게 부실한 장면들이나 영화에서 심하다고 생각될만큼 짜증 나던 장면들은,
사실 이 후반부의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한 준비장치였다고 할 수 있다.




시사회 장면인가 본데 DVD 서플에 나온다. ^^




카메라를 갖고 놀기도 하고 영화 촬영에 참여도 하고... 역시 DVD 서플에 나온다. ^^




극중 직업인 네일 아티스트의 수업을 받은 이수경양... 역시 DVD 서플에 나온다. ^^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정말 뭉클했던 포옹 장면... T T








 영화는 정-말 괜찮았다. 내 느낌만으로 본다면 왜 망했는지 모르겠단 싶을 정도지만,
소재나 표현을 생각하면 이 유교위선국가에선 당연한 것도 같다.
 영화 정말 좋았다. 미스테리나 스릴러라는 장식을 떼고, (슬픈) 멜로 드라마로 보는 것이
이 영화를 진정으로 만나는 방법일 것이다.


 조경윤과 차수진이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며...
























[ DVD ]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한국판
엔터원에서 2 Disc로 발매, 현재는 2 Disc 할인판도 1 Disc 할인판도 판매중.
2 Dics판 가격도 불과 몇천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2 Disc판을 추천.
 영화도 이수경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DVD를 보고 열나게 외국 사이트들을 뒤졌지만,
아직까지 블루레이는 어디서도 출시되지 않았다. T T
-2Disc
-사운드 : 한국어 5.1Ch
-자막 : 생략
-화질 : 생략
-그외 : 타이틀 디자인은 굉장히 괜찮은 편이다. 아웃케이스에 양면 표지까지 갖추고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영화의 이미지를 다양하게 활용해 만들어졌다. 8장 분량의 북클릿도 제공.
 영화 본편 디스크에는 코멘터리, 두번째 디스크에는 다양한 서플을 제공.















*** 잡설 ***
-이수경 짱!
-이수경 짱!
-이수경 짱!















[ 가 면 (Rainbow Eyes, 2007) ]
<영화>
장점 - 미스테리 그리고 스릴러 분위기를 살짝 풍기는 아름다운 멜로
단점 - 충분히 불편한 소재, 초반부의 허접함 그리고 거북한 표현들

<DVD>
장점 - 흥행에 재미를 보지 못한 영화들의 허접한 DVD와는 다른 완성도!
단점 - 객관적으로 봐도 없지만, 할인 가격을 생각하면 절대 없음

얼어죽을 양반이고 신분이고 나발이고! - 방자전 (The Servant, 2010)

방자전 (The Servant, 2010)


작년에 개봉한 방자전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는 영화였다.
노출이 있는 19금 영화도 이 정도로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고,
흔하디 흔한 춘향전이라는 소재를 가지고도 이렇게 다른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참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사랑의 아름다움에서 한발 물러서 보면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한
현실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실감케 하는 좌절스런 이야기이기도 하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이 영화는 포스터부터가 현실의 부조리를 드러나게 해 주었다.
이 포스터가 결정된 포스터인데...




이 포스터가 그 전에 신청했다가 심의반려되어 사용불가된 포스터라고 한다.
한국에서 심의라는 건 구세대부터 이어져 오는 유교위선국가의 대표적인 망령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심의는 그저 관람가만 정하면 되는 것인데, 이 나라의 심의는 무슨 특권이라고 가졌는지
온갖 것들을 좀스런 잣대로 참견하고 방해하고 금지한다.
 그치들 말대로라면 심의위원들은 다 괴물같은 범죄자가 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일반인들... 아니, 무식한 백성들은 보면 안 되는 것들을 실~컷 처보고 또 처보니 말이다.


 물론, 이 포스터 자체에 대해선 찬반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어쨌거나 심의는 까여야 한다. 가루가 되어 사라지도록...
 개인적으로는 심의반려된 포스터도 마음에 들지만, 그 위의 포스터도 마음에 든다.
아마 춘향의 위치가 좀 더 뒤쪽이었다면 심의반려 포스터보다 더 마음에 들었을 수도?




이 영화는 방자의 순애보적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참 처절한 좌절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방자의 사랑을 순애보로 포장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원인이 바로 현실의 벽,
유교라는 괴물이 지배하던 양반 월드의 벽이라는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방자와 춘향의 정사에서 춘향의 대사가 그 유교괴물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단적으로 말해 준다.
춘향은 방자에게 끌리고 있으면서도, 그리고 당장 방자와 살을 부비고 있는 와중에도
이렇게 말한다. 우리 둘이 만나봐야 똑같다고...
 서로 끌리는 남녀가 몸을 섞는 와중에조차 여자로 하여금 이성의 끈을 잡고
이런 처절한 말을 하게 만든 게 바로 유교가 만들어낸 신분제라는 벽이었다.

 춘향은 춘향에게 아씨 소리를 하는 향단이도 있고 나름 어깨에 힘을 주고 살지만,
따지고 보면 양반의 신분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처지로 신분 향상이라는 목표를
뚜렷하게 설정한 인물이다.
 (번외적인 이야기 하나... 이 작품뿐 아니라, 조선 시대의 양반을 다루는 많은 작품에서
양반과 그외의 신분에 대한 묘사에는 문제가 많다. 양반 아니면 다 천민처럼 그려지지만 현실은 달랐다)
 여기서 춘향과 방자가 맺어진다면? 자식은 물론 양반이 아니다.
 하지만, 춘향이 양반댁 자제 예를 들어 이도령과 맺어진다면? 이제 얘기가 달라진다.
 춘향과 방자의 자식은 그들 계급일 뿐이지만, 춘향과 이도령의 자식은 그들 계급에서 반보나마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당연하지만, 기득권에서 이런 식의 출생으로 양반들이 늘어나는걸
두고볼리가 없다. 이렇게 나온 자식은 서얼로 차별당한다).


 사람 위에 무슨 사람이 있고 사람 밑에 무슨 사람이 있나.
 특히나 누구는 태어나면서 고귀하다고 보증을 받고 누구는 천하다고 낙인을 받을 이유가 뭔가.
 신분제라는 건 그래서 참 더럽고 추잡한 것이다.
 그저 기득권이 자신들의 리그를 확실히 하기 위한 수단이고,
다른 사람들이 그 기득권을 침범하지 못 하도록 하는 아주 효과적인 수단...

 유교는 이런 수단을 아주 애용하는데다가, 조선을 지배했던 성리학은 유교의 나쁜 점만을
극대화시켰던 망할 괴물이었다. 유교학자나 성리학자가 들으면 날뛸지 모르겠지만,
조선을 말아먹은 원인에서 성리학을 찾지 못 하거나,
지금 우리가 흔히들 유교의 전통이라고 쓰고 악습이라고 읽는 것들의 상당수가
성리학으로부터 또는 성리학의 영향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것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못 한다면
기본 역사 공부나 다시 하라는 말밖에 해 줄 게 없다.
 어차피 종교랑은 얘기가 안 되는 거니까...




이들 본인의 노력이나 능력, 잠재력과 관계없이
왜 누구는 날때부터 지게를 지도록 낙인을 받아야 하고,
누구는 뒷짐 지고 서방질하며 놀게 권리증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이런 신분제는 유전학적으로 봐도 좋을 게 없다.
 교배의 범위는 넓으면 넓을수록, 다양하면 다양할 수록 좋다.
 좁디 좁은 교배풀에서 교배해 봐야 근친상간의 결과로 이어지는 거나 마찬가지다.
 신분제로 고귀한 혈통을 보존하고 어쩌고 하는건 다 개소리다.
그렇게 고귀하면 가족들끼리만 보존하지 뭘 다른 가족을 참여시키나.
범위의 차이가 있지 논리는 똑같다. (옛날에는 그래서 귀족들은 친족들끼리 돌리기도 하고,
왕족은 왕족끼리 심지어 형제나 사촌들끼리만 돌리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오늘날에도 신기하게 이어지고 있다.
 국내 유력 재벌이나 정치인들의 계보도가 신기할 정도로 얽히고 섥혀 있는건
좋게 말하면 그들만의 리그인 신분제의 강화,
직설적으로 말하면 지들끼리 돌리는 거다. 




그럼 양반은 날때부터 고귀하고, 또 그 신분을 보장받아야할만큼의 뭔가가 있을까?
이런 소릴 믿는다면 민주사회가 아니라 왕조시대에서 살아야 하는 구시대의 사람이란 자랑일 뿐이다.
유전이란 것은 보다 나은 형질을 기대하는 선에서의 얘기지,
유전으로 고귀함이나 인간의 가치 자체가 전승된다고 하는 말을 하고 있으면
그건 기득권이 주입한 우민화 정책의 성공화 사례라고 스스로 광고하는 꼬라지다.


 이몽룡은 벼슬길에 참여할 수 있는 특권을 타고 났으나,
그가 그런 특권을 가질 자격이 있어서 그런 특권이 주어진 것은 아니다.
 계집질이나 하던 한량이냐 나라의 부조리를 바로 잡도록 노력해보겠다는 사람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애비에미가 누구냐로 일단 걸러서 특권을 부여하고 누구는 꿈도 못 꾸게 하고... 이건 개소리다.

 작품에서 몽룡은 심지어 자기 출세를 위해 많은 사람들을 우롱하고 나라조차 기만하지만,
그가 그런 생각을 가진 인물인지 아닌지는 중요한 게 아니라 그저 그 애비에미가 누구이냐가 중요하다니
부조리도 이런 부조리가 없다.




몽룡이 벼슬을 하게 된 것은 그가 제대로된 인물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애비에미 잘 만나서이다.
몽룡이 벼락출세를 하게 된 것은 그가 자기 직무에 충실하고 진짜 공을 세워서가 아니라,
사람들을 기만하는 Show를 잘했기 때문이다.


이건 예나 지금이나 그렇다.
정치가나 공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다.


그리고 그런 시궁창을 만드는데 일조한 멍청한 국민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저런 죽음의 손으로 돌아온다는 것도 모른다. 아니, 믿지를 않는다.
그래서 혼자 저 손을 잡고 뒈지면 그나마 다행인데, 현실은 훨씬 나쁘다.
그로 인해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마저 저 손에 이끌려 물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이다.




인간에게 권력을 맡긴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사례,
몽룡이 1번이라면 그 2번이 변학도가 되겠다.


 스스로 계집질에 매달려 왔고, 더 많은 계집질을 위해 벼슬을 하려 했다고 말하는 인물에게
뭘 기대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것은 현실 그대로다.
 정치한다고 나서는 인물이나 공직에 있는 인물들 중에 속으로 저런 류의 생각을 품고 있지
않은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속으로는 저 이상의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인간에게 권력을 맡긴다는 것은 위험하다. 맡기기 전에는 최대한 검증이 필요하고,
맡긴 후에도 손 놓는 게 아니라 꾸준한 감시와 확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각종 고시제도에 대한 비판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사법고시...
 세상 물정 경험할 사이도 없이 책만 파다가 무한정의 권력을 손에 쥐어 주니
법원이 그 모양 그 꼴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그 대안이 로스쿨?
 로스쿨의 현실이 뭔지 보여주는 뉴스가 최근 나왔다. 현대판 음서제의 공식 등장으로 말이다.
 시험을 본다는 것은 일종의 검증 절차라고 할 수 있다. 100%의 효과는 없을지라도,
일단 조금이라도 필터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런 조금의 필터 조차 없으면
그 조금의 필터 역할도 없어지는 것이다. 필터 대신에 나왔다는 게 신분제의 고착, 강화를 가져오는
음서제라는 건 완전 어불성설이고 말이다.
 고시 제도에 대한 비판의 해결은 검증 절차의 강화와 이후의 감시 견제 시스템의 확립이지,
그나마의 검증 절차조차 없애는 게 아니다.
 하지만, 검증 절차의 강화나 감시 견제 시스템의 확립은 기득권이 싫어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득권이 원하는대로 신분제 강화로 가는 거꾸로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득권이 아닌 소시민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 노예로 살기 싫으면 말이다.
 아니, 설사 그 본인은 노예로 사는 게 즐겁더라도 그 자식들도 노예로 만들지는 말아야지!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가 몽룡이 벼슬을 받는 장면이다.
내시들이 와서 전해주는데, 낮술 처먹고 놀다가 늦게 나타나선 하는 꼬라지도 완전 부실하게
날림으로 하고도 뻔뻔한데...


 개인적으로 역사에서 긍정적인 역할은 단 1g도 없으면서 해악만 잔뜩 끼친 제도로 생각하는 게
내시 제도다. 애초 이런 이상한 제도가 존재해야할 이유도 없을 뿐더러, 이들이 긍정적인
역할을 한 적도 없다. 하지만 그 해악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역사가들이 내시가 아니라
내시에 대한 평가가 박했을 수도 있다는 상식적인 반론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거 아무리
감안해도 역사에 막장짓만 한 게 내시들이다.


 도대체 이런 한심한 제도를 누가 만들었을까? 또 왜 이런 한심한 제도를 계승해 왔을까.
 암튼 참 이해할 수 없는 역사다. 내가 그 시절의 기득권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걸까.




역시나 미친 존재감의 오달수... ^^




춘향 vs 향단의 대결은 향단의 압승이다.
무엇보다 H씬에서 향단이 완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향단의 H씬들이 정말 볼만하고 재미있었다. 그에 반해 춘향은 별로... ^^;;;


 하지만, 정말로 마음에 들었던 건 다름 아닌 마노인이 눈독 들인 이 하녀였다.
 H씬이 없어서 아쉬웠다. ^^;;;




 역사의 발전 과정이란 것은 별개 아니다.
 그저 더 약한 쪽에서 더 강한 쪽의 기득권을 빼앗아 나누는 것.
 빼앗는다고 하니 어감이 이상하군. 이런 경우에는 더 강한 쪽 즉 기득권이 부당하게 강탈해 누리고 있는
권리를 원래의 주인인 보다 많은 사람들이 되찾게 하는 것이라고 해야겠다.
 왕의 권력은 쪼개졌고, 귀족들의 특권도 빼앗아 백성들의 위치가 조금씩이나마 상승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시 거꾸로 시계바늘을 돌려 방자전을 재현하려고 하고 있다.
 쪼개진 권력들이 지들끼리 짜고 뭉쳐서 독재를 이루기도 하고,
 귀족들은 국민들의 권리를 빼앗아 다시 자신들의 위치를 높이려 하고 있다.
 21세기의 민주사회에서 음서제라는 게 가당키나 하나? 하지만 그 어처구니 없는 짓이 벌어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고위 공직자 하겠다고 나서는 것들치고 왕년에 나쁜 짓 안 했다는 놈도 없다.
 다른 직종도 아니고 대법원장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다운 계약서를 작성했냐니까 안 했다고
거짓말 하다가 나중에서야 말을 바꾸고서도 당당한 게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대법원장 하겠다는 사람조차
다운 계약서 정도는 기본 사양으로 갖춰야 하나 보다. 그런 사람이 무슨 대법원장?
 하루 하루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정말로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























[ Blu-Ray ]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



















 *** 잡설 ***
-CJ테리언의 단점은 위아래로 빼는 아웃케이스가 너무 휙휙 빠진다는 것... 잘 모르고 랙에서 타이틀 꺼내다가 쑤욱 아래로 떨어질 위험성이 다분하다.
-사실, 실제로 춘향전의 진실은 방자전인지도 모른다.
춘향전은 알려져 있다시피 몇개 지역의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재구성해 만들어진 게
현재의 춘향전인지라 정말로 이 이야기의 진정한 근원이 뭔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특히나 이런 미담에 가까운 이야기들은 신뢰하지 않는다.
 방자전 본편에서도 고위층에서 미담을 X빠지게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실제로 미담이란 건 지배층이 우민들 이용해 먹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 방자전 (The Servant, 2010) ]
<영 화>
장점 - 아름답고 슬픈 방자의 순애보
단점 - H씬은 좋았지만 너무 적었다! ^^;;;

< 블루레이>
장점 - CJ테리언의 명성을 이어가는 예술적인 패키지
단점 - CJ테리언의 명성답게 위아래로 너무 잘 빠지는 아웃케이스

이 타이틀은 한국에 CJ에서 출시가 되어 있다. 통상 블루레이 유저들 사이에서 CJ테리언이라고
불리울 만큼 소장 가치가 있는 한국 영화 시리즈의 009번째 타이틀.
-1Disc
-사운드 : 한국어 5.1ch DTS-HD MA
스펙은 그렇긴 한데, 실제 체감하긴 어렵다. 대사는 최고로 좋지는 않지만 들어줄만 하고
(그래도 일부 자막을 켜야 하는 부분도...) 리어 스피커 활용은 별로 없이 대부분의 사운드는
전방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도 뭐 음악은 정말 좋았다. 유감스럽게도 OST는 발매되지 않았다!
메인 테마 정말 좋던데... T T

-자막 : 한국어, 영어 자막 지원.
한국에서 발매되는 한국 영화에는 영어 자막을 필수로 넣어야 한다고 한다. 외국에서의 접근도를
높이기 위함이라나? 그래서인지 정말 짝퉁스러운 제작사에서 나온 타이틀이 아닌한, 한국 영화
DVD나 블루레이는 영어 자막이 거의 반드시 들어 있다. 심지어 한국어 자막은 없어도 영어 자막은
있는 경우도... 개인적으로 접근 방법이 틀렸다고 본다. 한국 영화에 영어 자막 운운할 시간에,
외국 영화에 한국어 더빙을 논해야 하는 것이다!
-화질 : X (HD 디스플레이가 지금 없어서 뭐라 할 수 없는 상황)
-그외 : 블루레이의 메뉴 화면이 꽤 인상적이다.
인상적인 메인 테마와 함께 적절한 대사에 화면 등등... 분위기 짱!
-한국판

2011년 2월 24일 목요일

상하이 - 허술한 첩보 멜로, 캐스팅 아깝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1년 미국의 스파이 폴(존 쿠삭 분)은 기자를 가장해 상하이에 도착합니다.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커너(제프리 딘 모건 분)의 죽음의 실마리를 찾던 폴은 삼합회 두목 앤소니(주윤발 분)의 아내 애나(공리 분)에 호감을 느낍니다.

영화 ‘상하이’는 폴이 일본군 상하이 정보 책임자 다나카(와타나베 켄 분)에 의해 감금 및 고문당하는 오프닝을 수일 전의 회상으로 연결시킵니다. 폴이 첩보원으로서 비밀공작에 종사하고 팜므 파탈 애나가 은밀히 항일 운동을 주도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첩보물의 성격이 두드러집니다. 커너의 죽음과 일본군의 기밀의 열쇠를 쥔 스미코(기쿠치 린코 분)의 행방을 폴이 찾아 나서며 다수의 등장인물들 간의 얽히고설킨 관계로 인해 일견 복잡한 스릴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잔뜩 비틀어놓은 ‘상하이’의 서사의 본질은 실제로 단순합니다. 스릴러라면 관객과의 두뇌 싸움을 위해 나름의 단서들을 제공하며 개연성을 확보한 다음 반전으로 뒤집는 것이 기본인데, ‘상하이’는 단서를 제공하지 않으며 반전 역시 개연성을 확보하지 못합니다. 이를테면 결말에서 가장 중요한 다나카의 선택(반전)은, 그가 부상을 입은 과정을 상기하면 급작스럽다 못해 뜬금없기까지 합니다.

폴이 동분서주하는 이유는 일본의 숨겨진 계획을 밝혀내 저지하기 위함입니다. 국내 예고 및 홍보 과정과 영화 본편의 오프닝 자막에서 ‘진주만’을 언급하는데 일본의 진주만 기습이 성공했다는 것을 관객 중에 모르는 이가 없기에 폴의 실패는 폴만이 모르고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주인공의 운신의 폭과 결말은 극히 한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비극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 못하며 해피 엔딩도 아닌 어정쩡한 결말 역시 약점입니다.

게다가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 서사의 전개를 내레이션에 의존하며 각본의 한계를 여실히 노출합니다. 내레이션은 주인공의 심리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며 관객에게 친절함을 베풀 수는 있지만 그만큼 극적 긴장감을 반감시키고 각본의 허술함을 내레이션에 의존해 메우는 약점을 지니고 있는데, ‘상하이’의 내레이션은 약점이 보다 두드러집니다. 특히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폴의 내레이션은 결말의 영상과는 달라 이질적입니다.

결국 ‘상하이’는 첩보물이라기보다 멜로물로 보는 편이 나을 듯싶습니다. 애나와 스미코를 둘러싼 각각의 삼각관계가 서사 전반을 좌우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멜로 영화라고 하기에는 등장인물의 사랑의 감정에 관객이 감정을 이입할 여지가 많지 않으며 그렇다고 애절함을 자아내지도 못합니다. 유치하더라도 신파로 가는 편이 어땠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역사에 희생되는 연인들’을 묘사하려 했다면 보다 큰 스케일로 시대적 압박감을 재현했어야 하는데, 폴이 상하이에 도착하는 오프닝 정도를 제외하면 국제도시로서의 상하이의 면모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액션 장면 역시 평이합니다.

존 쿠삭, 공리, 주윤발, 와타나베 켄의 주연뿐만 아니라 기쿠치 린코, 데이빗 모스, 프랑카 포텐테에 이르는 조연까지 화려한 다국적 캐스팅의 배우들도 평범한 각본으로 인해 선악이 확연히 구분된 스테레오 타입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네 주연 배우 중 가장 비중이 적은 것은 주윤발인데, 그나마 그가 인상적인 장면은 ‘영웅본색’을 연상시키는 두 번의 총격전 장면뿐입니다. 주윤발과 공리의 어긋난 부부 관계는 ‘황후화’를 연상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