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일 수요일

기분이 복잡한 추억의 만남 - 라스트 갓파더 (The Last Godfather, 2010)

라스트 갓파더 (The Last Godfather, 2010)


라스트 갓파더...
디워 때만큼은 아니지만, 역시나 또 이런 저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영화인데...
우뢰매나 영구와 땡칠이를 미치도록 좋아했던(모든 시리즈를 다 똑같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며,
중요한 것은 아직도 좋아한다. 아마, 앞으로도 좋아할듯... ^^) 사람이어서인지 보러 가고 싶은
마음에 시간을 내어 감상해 보았다.


 영화를 보기 전에도 복잡한 기분이었는데... 보고 나니까 더 복잡해진 것 같다. 음...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일단 뭐 기본적으로 이렇다.
미쿡에 나타난 영구... 그 영구는 이제 분장의 힘이 없어도 충분히 늙었고,
그 영구의 개그는 늙은 세월을 느끼게 한다.
옛날에 보여 주던 그런 개그에서 별반 발전하지도 않았지만,
문제는 영구가 나이를 먹은 만큼 자동적으로 퇴보를 했다는 거...
(예를 들어 같은 슬랩스틱 동작이라도 젊을 때 영구의 날라 다니는 액션과,
몸 가누기도 쉽지 않아 보이는 지금의 영구의 액션은 애초에 차원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수십년 전의 추억이 작품이야 무시무시한 추억의 보정치가 더해지니 재미있다지만,
그 추억의 보정치가 희미한 이 작품은 아무래도 더 냉정한 시선으로 보게 되는 부분도 있다.




유감스럽게도, 더 웃기진 않았다.
이 영화가 재미있냐 재미없냐 혹은 웃기냐 웃기지 않냐...를 떠나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더 웃기진 않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 확실하다.




정말 기가 막히는데... 이 영화에서 내가 웃었던 장면들 중 상당수는 예고편에 나왔던 장면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재미없다고 하품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내 웃었던 것도 아니었다. 정확히 다섯 군데서는 제법 크게 웃었는데...


첫번째는, 뒤집어 장면
두번째는, 사진의 방망이 장면
세번째는, 영구가 포레스트 영구가 되어 사람들을 돕는(?) 장면
네번째는, 마을 사람들을 협박하면서 천장에 총질하는 장면
다섯번째는, 영구와 낸시의 자동차 장면...등이다.


 꾸준히 슬랩스틱을 시도하고는 있는데 기대처럼 웃기진 않는다.
스크린의 영구도 나이를 먹었고, 보고 있는 나도 나이를 먹은 것이다.




영화는 뭐 딱 예상한 그 정도의 영화였다.
단지, 기대보다 더 좋았던 점은 영화의 완성도는 다행히도(?) 아주 나쁘지 않다는 거.
좋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냥 보는데 별 지장은 없는 수준은 된다.


전개도 예상한 그 정도다. 바보 같은 영구의 행동은 바보라고 놀림을 받으면서도
필요한 순간에 놀라운 우연인지 필연인지를 발생시켜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포레스트 검프를 연상케 하는 놀라운 긍정의 힘을 보여준다.
아무리 빈틈투성이고 아무리 실수를 하고 그래도 결국 신은 영구의 편인 것이다.




옛날 옛날 어린이용 한국 영화에서 나오던 패턴은 그대로인데...
그게 헐리웃에서 영상화가 되어서 그런지 옛날 그 허접한 퀄리티는 아니다.
예를 들어 사진과 같이 사람이 폭발에 휘말리는 장면도
예전 어린이용 한국 영화에서는 검댕 좀 칠하고 연기 감깐 나면 그만이었지만,
헐리웃에서는 이 정도 공을 들인다.
이런 정성들이 이 영화가 비교적 멀쩡하게 보이는 이유일지도... ^^;;;




그래도 인상적이었던 장면이라면 영구가 낸시와 춤을 추는 이 장면...
어울리는 특수효과까지 더해져 생각보다 분위기가 잘 살아나던 명장면이었다.




하지만 정말 놀라웠던 게 영구와 낸시의 자동차 벌(!) 장면인데...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에서 이뭥미?...라고 할만했다.
하지만, 재미는 무척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이 자체가 추억을 묘하게 자극해서 좋았다.


요즘의 어린이 영화들은 모르겠지만, 옛날의 어린이 영화들은 은근히 위험한 부분이 많았다.
지금보다 어린이 보호에 미흡했던 당시의 보편적 정서를 반영하는 부분도 있고,
또 그 당시 기준이라도 어린이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묘한 부분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라스트 갓파더의 이 자동차 벌 장면은 그런 향수를 자극했다.


뭐, 나로선 영상물의 등급가를 철저하게 지지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싶기도 했지만...
(기준도 없는 막장 등급가는 그 자체로 납득이 안 가는 부조리이고... 암튼 한국에서이 등급가는
검열이나 규제처럼 역사의 악이라 생각한다. 아예 없어지라면 이상하겠지만)




지못미 원더걸스...라는 말이 왜 나왔나 했는데, 정말 그랬던 것 같다.
특히 압권인 게... 이 장면에서 멤버들을 차례로 비추면서 뚱뚱이가 이 음식도 좋고 저 음식도 좋다고
하는 대사 장면을 합쳐 놓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멤버별로 음식에 대응하게 되는 묘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정말 지못미다. ^^;;;




 개인적인 느낌은 참 애매했다. 초중반까지는 지루하다까지는 아니라도 몰입도가 떨어졌는데,
후반부에는 어느샌가 좀 몰입이 되어 있어서 놀라기도 했고...
 뚜렷하게 재미있는 부분이 없지만 지루하지는 않았고...
 영화의 완성도는 딱 기대한 그 정도, 아니 사실 기대한 것보다 좋았고...(기대한 것보다)


 하지만, 내가 설사 이 영화를 재미없게 봤더라도 난 이 영화를 지지한다...라기 보단,
이런 영화를 지지하고 싶다.
 여기서 말하는 이런 영화란  심형래식 마케팅(?)으로 만들어지는 그런 영화의 의미가 아니라,
보다 폭넓은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말한다.
 내가 이 영화를 보았을 때, 극장에는 어린이들이 어느 정도 있었는데 내가 예상한 것보다
재미있게 보고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어느 어머니가 재미있었니라고 묻자, 정말 해맑게 응!...하고
소리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걷는 것도 힘들어 보이는 어느 할머니가 손녀와 며느리? 암튼 그런 사람들의 부축을 받아서
이 영화를 보러 왔었다. 손녀가 할머니를 부축해서 와서 영화를 보고 또 부축해서 나가던 그 장면도
역시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것만으로도 이런 영화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고도 넘치지 않을까.


 언제부턴가 한국 영화가 너무 힘만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완성도에 있어선 이 라스트 갓파더보다 못 하고 재미에 있어선 옛날 어린이용 영화들만도 못한
그런 허접하고 형편없는 영화들이 많지만 그런 영화들도 포장은 똥멋을 부려 놓는다.
 해외에서 인정 받는다느니 스타일리쉬하다느니 뭐 그런 것들도 다 좋겠지만,
그런 영화들이 어린이들부터 노인들에게까지 모두 즐거운 관람을 할 수 있는건 아니지 않나.

 그런 점에서 본다면 너무 멋을 부리는 것도 아니고 너무 유치하지도 않으면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그런 영화... 그런 영화에 너무 목이 마른 게 아닐까.
 독립 영화니 예술 영화니 그런 것도 다 좋다. 하지만, 정말로 필요한 것은 가족들이 볼 수 있는
그런 영화가 아닐까. 더빙 애니메이션 같은 것 말고 말이다.
 그리고 기왕에 그런 영화라면 안심하고 허접하게만 만들지 말고 조금이라도 더 재미있게 만들면 좋고,
그런 영화에 대해서는 또 너무 강력한 잣대는 들이대지 않으면 좋고 말이다.


 영화 자체는 영화를 볼 때부터 지금까지 몇번이고 생각을 해도 재미있지도 않고 재미없지도 않는
그런 애매한 영화라고 하겠지만... 난 모처럼 극장에서 본 그 어린이와 할머니의 모습만으로도
이 영화를 왜인지 지지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
























 *** 잡설 ***
-영화 초반의 총격전 사운드는 쌍팔년도 한국 영화를 연상케 하는 딱콩 사운드라서 추억의 실소를 자아내게 하지만... 후반부의 총격전 사운드는 상당히 놀라운 총소리를 들려 준다.
보통 성인 대상이 아닌 다른 등급의 영화에서는 의도적으로 총소리를 죽인다고 하는데,
이 영화는 달랐다. 그 총소리 때문에 블루레이를? ^^;;;
-영화는 뭐 5.1채널을 실감할 부분이 예상대로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가장 인상적인 사운드 활용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후반부 총격전 장면과,
원더걸스의 공연 장면! ^^
-영화 배경이 꽤 오래 전인데... 길거리에서 핫도그를 파는 사람이 사용하는 포장마차 장비가,
요즘 김밥집에서 사용하는 김밥 재료 나눠 담아 두는 것과 똑같았다.
-엔딩은 사실 막장 아닌가? -.-;;;












라스트 갓파더 (The Last Godfather, 2010)
<영 화>
장점 - 연령 구분 없이 전세대를 아우른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단점 - 웃고 싶었다는 모 평론가의 감상평에 100%까지는 아니라도 상당히 동감이 갔다

망할 놈의 극장들!!! --+ - 메가마인드 (Megamind, 2010)

라스트 갓파더를 보러 갔다가 본 영화 예고편 중에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메가마인드였다.


 수퍼 히어로물을 좋아하기도 좋아하지만, 뭔가 또 살짝 비틀은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꽤 흥미가 갔고... 그래서 인터넷으로 찾아 보니 개봉 날짜가 13일이었다. 언제쯤 예매할까 생각을
하려고 모 극장 체인 홈피를 들어가 확인하다가... 팍!-하고 혈압만 올랐다.
 막 개봉한다는 영화가 당췌 개봉관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해서
목록을 살피다 보니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바로 3D 개봉관으로만 싹 몰아 버린 것!
이 망할 극장들 덕분에 이 영화를 볼 생각을 바로 접었다. 3D고 4D고 난 싫어~








( 이미지 캡쳐 : www.cgv.co.kr  /  www.megabox.co.kr )
오른쪽에 보이는 메가마인드가 바로 이 분노의 주인공(?)이다.




CGV로 와서 보니, 호오... 한 영화를 놓고 목록이 많기도 많다.
필름 더빙에, 디지털 더빙에 자막, 디지털 3D 더빙에 자막, 디지털 4D 더빙에 자막,
거기다가 IMAX까지... 헉헉.




내 취향대로 일단 디지털, 그중에서도 더빙을 눌렀다.
어라라??? 분명히 디지털 더빙을 골랐는데 옆에 극장 선택 화면에서 선택 가능한 극장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 서울에는 없다. 인천/경기에선 달랑 안양 하나...
이게 뭔 상황??? -.-;;;




이번엔 디지털 자막을 눌러 보았다. 헐!!!
서울은 물론, 인천/경기도 전멸이다. -.-;;;




이번엔 디지털3D더빙을 눌러 보았다. 헐!
갑자기 도배하듯이 극장들이 줄줄이 활성화가 된다. -.-;;;




디지털3D자막은 그보다 더 많다...




디지털4D더빙은 몇개 안되긴 하지만, 분명한 건 몇 개라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디지털4D자막도 마찬가지...


3D나 4D가 아닌, 필름도 그냥 디지털과 사정은 같다.
눌러봐야 서울은 전멸이다. 이런 망할 상황이 있나... --+




혹시나 해서 새미의 어드벤쳐를 눌러 보았다.
그냥 더빙의 경우 서울 전멸... -.-;;;




디지털 더빙은 간신히 서울에 불광 하나 있다.
저거 보자고 내가 불광까지 갈 것 같아? --+




디지털3D더빙을 누르니 헐! 역시나 넘쳐나는 극장들...
이건 완전 고의이자 극장의 횡포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는 막장 상황이다.




혹시나 해서 메가막스로 와서 확인해 보았다.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필름 메가마인드는 서울에선 상봉 하나... -.-;;;




더빙 메가마인드는 서울/경기 전멸이고 창원에 달랑 하나... -.-;;;




디지털 더빙을 누르니 CGV보다는 상황이 낫다.
그래봐야 서울/경기에 달랑 4개... -.-;;;




그냥 디지털은 서울/경기에 달랑 하나... --+




3D 디지털 더빙을 선택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줄줄 뜨는 극장들... --+




3D 디지털도 그보다는 적지만 역시 줄줄 뜬다.




왜 이럴까?
원인은 너무나 간단하다. CGV를 예로 들겠다.
메가마인드 디지털 더빙의 조조 관람료는 5천원이다.




메가마인드 디지털 더빙의 일반 관람료는 8천원이다.




메가마인드 디지털3D더빙의 조조 관람료는 8천원이다.
조조인 주제에 일반 디지털의 관람료와 같고, 조조 디지털의 두배!!!




메가마인드 디지털3D더빙의 일반 관람료는 무려 1만 3천원이다!
일반 디지털의 조조 + 일반을 합쳐야 나오는 가격이다. -.-;;;




메가마인드 디지털4D더빙의 조조 관람료는 헉! 무려 1만 1천원이다.
일반 디지털의 조조 2개를 보고도 1천원이나 남는다. -.-;;;




메가마인드 디지털4D더빙의 일반 관람료는 크헉! 젠장맞게도 무려 1만 8천원이다.
일반 디지털의 조조 3개를 보고도 무려 3천원이나 남기도 하고.
일반 디지털의 조조 2개를 보고도 일반을 하나 더 볼 수 있기도 하고,
일반 디지털의 일반 2개를 보고도 2천원이나 남는다.




 극장들의 이런 횡포의 목적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하다.
 극장의 이익을 위해 관객의 선택을 무시하고 비싼 요금을 강요하는 것이다.


 3D고 4D고 간에 볼 사람이 보면 되는 거지,
이렇게 도배를 해서 그냥 필름이나 그냥 디지털를 보고 싶은 사람들을 개무시하며
!!! 비싼 요금을 강제로 뜯어 내려고 작정하고 이런 막장 횡포를 부리다니,
정말 없던 정도 떨어지는 극장들이다.


 이러니 다운 받아 본다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안 나올 수가 없지... 암튼 참 한심하다